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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에이리언: 커버넌트] - 신들의 발할라 입성

by 글람드링 2020. 7. 22.

2017년 5월 15일 작성

신들의 발할라 입성 (Entry of the Gods Into Valhalla)

'니벨룽의 반지'라는 이 유명한 악극은 바그너의 최대의 수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입니다.  이 악장의 전야는 '라인의 황금'인데 그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이 '신들의 발할라 입성'입니다.  아주 간략한 스토리는 신이 난쟁이를 속이고 발할라에 입성하는 내용이 되겠습니다.  이번에 다룰 영화인 [에일리언: 커버넌트]에 이 악장에 대한 은유가 스토리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는데요.

'커버넌트'는 [에일리언]의 프리퀄이자 [프로메테우스]의 시퀄이 되는 작품입니다. 


아시다시피 커버넌트의 도입부는 전작과 맥을 이어온 A.I 데이빗과 피터 웨이랜드의 등장으로 시작됩니다.

피터는 '바그너'의 음악을 요청하였고 데이빗은 의도한 것인지 바그너의 악장 중 '신들의 발할라 입성'이라는 곡을 피아노로 연주하게 되고 '피터'는 자신이 창조주로서의 우월감을 표출합니다.

하지만 창조물인 '데이빗'은 인간의 불멸성에 반문하며 연주를 끝냅니다. 




영화의 중반부로 진행된 후 '데이빗'은 엔지니어의 행성에 도착하고 'P.B 셸리'의 시 '오지만디아스'의 한 구절을 읊조립니다. "내 이름은 오지만디아스, 왕 중의 왕이로다, 강대하다는 자들이여, 나의 위업을 보라 그리고 절망하라."

이는 자기 자신이 더 이상 인간의 피창조주가 아닌 창조주이자 인간의 복종을 따르지 않는 조물주가 되겠다는 의미로 볼 수 있겠습니다.

데이빗이 전작에서 일종의 경외감을 표출했던 엔지니어들을 왜 죽였는지에 대한 물음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. 목이 잘려나가서 라기엔 너무 단순해 보입니다. 

(참고로 데이빗은 이 시의 작가를 P.B 셸리가 아닌 바이런이라고 말합니다)


그리고 후반부로 넘어와서 '바그너'의 '신들의 발할라 입성'이 다시 흐릅니다.

일종의 '수미상관'과 비슷한 구조를 취하고 있는데 노래는 같지만 의미는 다소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. 여기서의 의미는 '데이빗'의 시점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.

사실 의미가 다르다기보다는 데이빗의 의식의 흐름의 세기가 더 확고해졌다고 보는 게 맞다고 생각하는데, 즉 근본적인 의미는 같겠지만 도입부의 음악은 창조주에 대한 의문과 증오로 시작했다면 후반부는 그 의심과 증오가 팽배해져 자만과 교만으로 변하였다고 생각합니다.

그러니까 근본적인 의미, 창조주에 대한 불신은 그대로라 할 수 있습니다.


서두에 말한 이 악장의 서사대로 신은 데이빗, 난쟁이는 대니얼스(그 외 크루)라고 보면 될까요.

저는 이렇게 생각을 하지만 워낙 스콧 감독이 성경이나 여러 신화적인 이야기에 빗대어 영화를 풀어나가고 여러 영화적 장치나 명확히 풀리지 않는 맥거핀들이 많아 여느 영화들처럼 해석하기가 쉽다라고 말할 수 없는 작품입니다. 이러한 요소들은 영화를 한 번에 해석하고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이렇게 다시금 사유하게 하고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.


영화의 사운드 트랙이 단순히 극 중의 분위기를 자아내기 위한 장치를 넘어서, 영화의 세련미와 주제 의식에 대한 고취를 나타냄으로써 이 영화의 품격을 한껏 높여주었습니다. 리들리 스콧은 이미 속편의 각본을 작업하고 있다는데 다음 작품에서 남아있는 떡밥들은 어떻게 풀지 기대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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